"1992년 휴거 사태가 뭔가요?", "휴거 날짜를 정하는 교회는 이단인가요?", "종말론 이단은 어떻게 분별하나요?" 방송에서 1992년 휴거 소동이 다시 다뤄질 때마다 이런 검색이 늘어납니다. 날짜를 정하는 종말론, 곧 시한부 종말론은 지금도 이름과 모양을 바꾸어 나타납니다. 이 글에서는 기록으로 확인된 사례를 사실대로 살펴보고, 성경이 이런 가르침을 어떻게 분별하라고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특정 단체의 신도들을 비난하려는 글이 아니라, 같은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기록으로 본 시한부 종말론
1992년 10월 28일 휴거 사태
1992년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다미선교회는 1988년 8월 이장림 목사가 시한부 종말론을 내세우며 세웠고, 1992년 10월 28일에 예수님이 재림하고 휴거가 일어난다고 가르쳤습니다. 같은 해 8월 기사는 국내 90여 개, 해외 10여 개 지부가 있었고 이 종말론을 따르는 교회가 250여 곳, 신도가 2만 명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수사당국이 확인한 피해 사례에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학교를 그만두고 집을 나간 경우, 재산을 바친 경우, 가정불화와 이혼, 그리고 목숨을 잃은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10월 28일 밤, 신도들은 휴거 예배를 드리며 자정을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장림 목사는 그 전에 이미 구속되어 있었고, 시한부 종말론으로 신도들을 현혹해 헌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는 11월 첫 공판에서 신도들의 고통과 사회적 충격에 사과하면서도 휴거에 대한 이론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되었습니다.
바다 건너의 비슷한 사례
- 미국 패밀리 라디오의 해럴드 캠핑은 2011년 5월 21일에 큰 지진과 함께 휴거와 심판이 시작된다고 예언했고, 날짜가 지나자 10월 21일로 미루었으나 그날도 아무 일이 없었습니다. 그는 이듬해 날짜를 정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 2023년 국민일보는 일식과 블러드문의 경로를 이어 2027년 종말을 주장하는 "지저스2027"을 보도했고, 이단 연구가는 이를 잘못된 성경 해석에 기댄 시한부 종말론으로 보았습니다.
숫자에 조건을 거는 종말론
날짜 대신 숫자에 조건을 거는 경우도 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2020년 3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이만희 총회장이 요한계시록의 "십사만 사천"을 강조하며 그것을 종말과 구원의 조건처럼 내세워 신도들을 결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같은 매체는 예장통합, 예장합동,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예장고신 등 여러 교단이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했다고 전합니다.
본문이 말하는 것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
마태복음 24:36
그 때에 사람이 너희에게 말하되 보라 그리스도가 여기 있다 혹은 저기 있다 하여도 믿지 말라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 큰 표적과 기사를 보여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하리라 보라 내가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노라
마태복음 24:23-25
영으로나 또는 말로나 또는 우리에게서 받았다 하는 편지로나 주의 날이 이르렀다고 해서 쉽게 마음이 흔들리거나 두려워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
데살로니가후서 2:2
초대 교회에도 "주의 날이 이르렀다"는 말로 성도들을 흔드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미혹되지 말라고 했습니다. 예수님도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내가 그라 하며 때가 가까이 왔다 하겠으나 그들을 따르지 말라"(누가복음 21:8)고 경고하셨습니다.
어떻게 읽어 왔나: 144,000에 대한 견해
시한부 종말론과 함께 자주 쓰이는 본문이 요한계시록 7:4와 14:1의 "십사만 사천"입니다. 복음주의 안에서도 이 숫자를 읽는 방법이 나뉩니다.
- 문자적 이스라엘로 보는 견해: 7:4가 "이스라엘 자손의 각 지파 중에서" 인침을 받았다고 하므로, 마지막 때에 하나님이 보호하시는 이스라엘 백성으로 봅니다.
- 하나님의 백성 전체로 보는 견해: 열둘(지파)에 열둘(사도)과 천을 곱한 상징적인 수로 보고, 7:9의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같은 하나님의 백성을 다른 각도에서 본 것이라고 읽습니다.
이 연재는 144,000의 정체에 대해 아직 한쪽을 연재의 입장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는 복음주의 안에서도 견해가 갈립니다. 다만 어느 견해를 따르든, 144,000이라는 수를 어떤 단체에 들어가야 채워지는 구원의 정원으로 가르치는 것은 정통 교회의 어느 견해와도 맞지 않습니다.
흔한 오해 바로잡기: 분별의 기준
- 날짜를 정하는가: 재림의 날짜나 연도를 정하는 가르침은 마태복음 24:36과 사도행전 1:7에 정면으로 어긋납니다.
- 사람을 그리스도의 자리에 두는가: 재림하신 예수님은 구름을 타고 오시며 각 사람의 눈이 봅니다(요한계시록 1:7). 특정 지도자를 보혜사, 재림주, 이긴 자로 높이는 가르침을 경계해야 합니다.
- 우리 단체에 들어와야만 구원받는다고 하는가: 구원은 어린 양의 피로 받는 것이지, 어떤 단체의 명부에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요한계시록 7:14).
- 가정과 일상을 버리게 하는가: 예수님은 깨어 있는 종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 줄" 종이라고 하셨습니다(마태복음 24:45). 직장과 학업과 가족을 버리게 하는 가르침은 이 말씀과 반대입니다.
- 두려움으로 헌금과 순종을 요구하는가: 성경의 종말 말씀은 "서로 위로하라"(데살로니가전서 4:18)로 끝납니다.
오늘의 적용
1992년의 아픔은 지금도 많은 가정에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 때문에 재림을 말하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게 된 교회도 많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종말론의 해답은 종말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대로 바르게 기다리는 것입니다. 혹시 주변에 이런 가르침에 빠져 힘들어하는 분이 있다면, 비난보다 먼저 손을 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함께 마태복음 24:36을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날짜를 감추셨지만, 오늘 깨어 사랑하며 살 이유는 분명히 주셨습니다.
함께 보기
자료와 출처
- 성경 본문: 개역개정 (마태복음 24:23-25, 24:36, 24:45, 누가복음 21:8, 데살로니가후서 2:2, 데살로니가전서 4:18, 사도행전 1:7, 요한계시록 1:7, 7:4, 7:9, 7:14, 14:1)
- 다미선교회 교세와 피해: 서울신문, 1992년 8월 27일
- 10월 28일 휴거 예배 현장: 서울신문, 1992년 10월 30일
- 첫 공판: 서울신문, 1992년 11월 7일
- 해럴드 캠핑: NPR, 2011년 5월 7일, ABC News, 2012년 3월
- 지저스2027: 국민일보, 2023년 8월 30일
- 신천지와 14만 4천: CBS노컷뉴스, 2020년 3월 11일
- 교단들의 신천지 이단 규정: CBS노컷뉴스, 2016년 4월 29일
성경 본문은 개역개정이며 구절마다 원문과 대조했습니다.
머리 사진: 1997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에서 본 헤일-밥 혜성. NASA,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공용